[일상의 깨달음] 멀티태스킹은 없다.
글을 참 오랜만에 씁니다.
그래도 글을 "잘쓴다"는 아니었어도 쏙쏙 박히게 쓴다.. 는 말을 들어왔는데
최근엔 이런 저런 여유가 없어지면서
(여유가 없어졌다 표현 보다, 나에 대한 관심을 못썼다는 표현이 더 맞을것 같긴 합니다만 )
글도 안썼던 것 같아요.
삶이 힘들다 생각이 되니, 책도 안읽게 되고, 글도 안쓰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역으로 보면, 글도 안쓰고,, 책도 안읽으니, 삶이 힘들어진거 같기도 합니다.
여튼, 여러 이유로, 최근에 멘탈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시 또 저만의 방법.
셀프 멱살잡기 시전을 했답니다.

ㅇㅇ 맞아. 이런 느낌.
저는 멱살을 잡아놔야, 잡혀놔야 하는 사람이라.
동료들을 꾀어.. 이번부터 독서 모임을 하기로 했고
그 첫 책으로 김웅현님의 "여덟단어 "

를 읽기로 했습니다.
[하.. 이제 모임이 곧인데.; ]
하.. 요놈 요고.
예전에 분명히 본거같은데..
생각이 안나;; 흑
그르니까요. ㅋㅋㅋ
회사 가는 버스 안에서 책을 펼치다.
아니 뭐, 사실.. .그 직장인이 책 읽기는 쉽지 않잖아요. ㅎㅎㅎ
[....알아요. -_- 거 뭐 핑계인거. ㅋ]
사실, 책이 정해진건 24년이었는데, 안들춰봤습니다.
그러다가 "아?? 다음주 월요일이 독서모임이네???" 라는 생각이 급 들어서,
맨날 가방에다 넣어다니기만 하던 책을 "회사가는 셔틀 안에서" 펼쳤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회사 가는 셔틀 안에서 책!!! 이라니. [ 아. 그래.. 미안하다구요. 쳇]
문득.. "어?? 기사님이 전등을 안껐네??" 생각도 들었습니다.
밝은 등은 아니지만, 책을 읽을 만한 등은 켜놓고 계셨어요
자. 좋아요.
어쨌든 반은 성공했습니다
[아 왜요.. 시작이 반이랬어요!!!]
시작부터 터졌네.
안도현 - 스며드는것
아침에 본 구절은 "견(見)"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첫 시작은 안도현님의 시 부터 시작이었어요

하.. C...
제가 감정형이어서였을까요?
아님 부모여서였을까요?
이 시를 보자마자 툭 터져버립니다.
"한때의 어스름을....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라는 대목에서 한번 터지더니
"불끄고 잘시간이야" 라는 대목에서는 주체가 안되네요...
허이구야..
.. 정신차려..
제대로 봐야해.
어우야.. 이게 메인이 아니야.
정신 차립시다.
박웅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건 "감성"측면 만은 아니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그냥 넘기는 "간장게장"을 보고
시간을 두고 이렇게 저렇게 .. 자세히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죠.
진짜 見을 하려면 시간을 가지고 봐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가지고 마음을 다해서 천천히 바라보면
보이고 제대로 들린다고 합니다.
여덟단어 중
자.. 다시 한번 안도현 님의 시를 한번 봅시다.
내 시각이 아닌, 안도현님의 시각으루요..
저도 다시 봅니다.
그리고 여덟단어 책을 다시 보는데. 문득 예전에 봤던 효리네 민박..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저보다 한살이 심지어 어린 효리..가 생각난게 아니고. 알바였던 아이유가 식사 하는 장면이었어요.

이 장면을 보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 이렇게 식사를 조금 할 수 있구나
- 이렇게 식사를 천천히 할 수 있구나
- 이렇게 식사"만" 온연히 할 수 있구나...
였어요
평생 비만과 함께 살아온 저는 이렇게 식사를 해 본적이 한번도 없는거 같았거든요.
그리고 특히나. "식사만 온연히 하는" 아이유의 모습에 진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나에게 식사는 무슨 의미인가?
사실 저에게 식사는
"배를 채우는" 시간이었고
"아까운" 시간이었고
"식사보다는 술"을 좋아하는 시간이었거든요
근데, 화면에서 본 아이유는 "천천히"/"음미하며"/"온연히"/"온전히" 하더라구요
심지어 얼마 먹지도 않더군요.
아.. 나도 좀 바껴볼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아주 작은 시작.
그러고 나서, 회사에 도착을 했습니다.
예전엔 먹지 않았던 아침식사를. 요즘에 하고 있어 식당을 갔습니다.
식당엔 항상 TV가 켜져 있어요.
오늘도 YTN에서 뉴스를 하고 있네요
TV 를 보지 말고 식사에만 집중하자. 생각을 해 봅니다.

오? 한번도 찍지 않았던 아침 식사 사진도 찍어봅니다.
하... 저 사진 진짜 못찍네요.
무슨 맛인지도 느껴봅니다.
"하얀 밥 보다는 잡곡이었으면 좋았겠다" 생각도 해 봅니다.
문득, "아. 이 메뉴가 뭔지도 모르고 먹고 있구나"
"아, 이거 올려준 점장님한테 의미도 없이 인사 했구나"
"아, 같이 먹는 깎두기가 맛있구나"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네.. 하루 아침에 뭔가 엄청난 변화는 안되지만,
그래도 시작해 봅니다.
견(見)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글을 쓰면서 뭔가를 먹고 있었어요.
하... 뭔맛인지 하나도 생각이 안납니더.
박웅현 작가가 말하는게 이런 "단순한" 먹을거리는 아니었겠지만
"시간을 더 쏟고"
"관심을 더 쏟고"
"한번에 하나씩만"
"오감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 오늘부터 해 보려 합니다.
세상을 바라볼때 지금까지 보다는 인상이 펴질거 같다는 생각에
왠지..
기대를 하게 되는 저녁입니다.